2010 dop의 봄!
작업장 앞 산에
연푸른 수채화 물감이 번져 간다.
병아리 솜털 처럼 뽀송뽀송 여리고 야리다.
지난 몇 년간 감당할 수 없게 가지를 뻗쳤기에 좀 심하게? 쳐낸 '뽕나무'
아마도 내 '속뜰'에 자라고 있는 번민들을 쳐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.
돌아보니 생각이 미치는데로 한사코 내버려 둘 걸 그랬나 싶기도 한데...
혹독한 한 겨울을 이겨내고 맞이하는 화사한 봄축제 '산벚꽃'
봄바람에 연분홍 꽃잎들이 흩날리는 풍경은 가히 환상 그 자체다.
난 그럴때 무엇을 해야할지 까맣게 잃어 버린다.
그저 감사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
모든이를,
모든 생명을 축복해 주고 싶어진다.
지난 10년간 온갖 곤충들과 알 수 없는 벌레들에게 상납?하느라
한번도 맛보지 못한 '배나무'가 꽃을 피웠다.
올 해는 기필코 '윗전'들 보다 먼저 한 입 맛봐야 할터인데...
조팝나무꽃 향은 뭐라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향기롭기 그지없다.
마치 지난 겨울 꼭꼭 닫아 두었던 쾌쾌한 '속 뜰'을 말끔히 비질하는 느낌?
작업장 넓은 마당에 살림을 차린
온갖 야생초들을 올해는 이겨낼 수 있을까?
베고 베고 또 베고...
뽑고 뽑고 또 뽑아도
돌아서면 다시 한뼘씩 자라나는 통해
지난 10년간 야생초와 나의 상대전적은 10전 10패,
전패다 !
5월,
이 길목을 지난다는 것은
염치 없는 일 같기도 하고,
한편으론 어떤 시대적 몫을 담당해야 한다는 측면에서
참 행복한 일인듯 싶기도 하다.
2010년!
이 자리에서
또 어떤 역사를 써 나가야 할까?
야생초들에게 온 마당을 다 내어 준다 해도
달콤한 과실들에 혀 끝 한번 대보지 못한다 해도
... ...
삶은 오직 과정속에 있을 뿐이다.